합정역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이야기할 곳을 찾다가 발견한 카페.
휑한 회사 건물 같이 생겼는데 위에 카페가 있다고?
같은 생각을 하며 들어갔다.
위치와 운영시간
주소: 서울 마포구 토정로9길 2 6층, 7층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주차: 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 필요
상수역 3번 출구에서 도보 6분 거리에 위치한다.
카페는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 내리면 된다.
그리고 시즈널 커피 바를 예약했다면 7층에서 직원의 안내를 받아 6층으로 내려가면 된다.
시즈널 커피 바는 예약제로 운영되며, 좀 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같다.
예약 없이 불시에 방문한 나는 웨이팅을 했다..
엄청난 웨이팅이다.
7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보였던 많은 사람들
카페 앞에서 웨이팅을 하던 손님들이었다.
매장 문 바로 앞에서 대기 등록을 할 수 있다.
처음에 대기 등록을 마치고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주말 저녁이라고는 하지만 카페에 대기자가 이렇게 많다고?
24팀 175분 예상??
이 카페는 대체 어떤 점이 특별하길래..?
이건 인생 두 번째로 보는 장시간 카페 웨이팅이었다.
더 이상 움직이기 싫어서 조금 서있다가 대기 의자에 자리가 생겨서 앉아서 기다렸다.
주변에 혹시 다른 갈만한 곳이 없는지 검색하고 있었다.
그런데 30분쯤 지났을 때 직원이 다가와서 인원 확인을 하고 합석이 가능한 테이블로 안내해 줬다.
요즘 다들 하시잖아요 합석. 합석 테이블도 좋아요.
아니면 3시간을 기다려야 하는걸요..
8인 테이블에 앉았다.
우리가 짧은 시간 앉아있던 건 아니었는데, 합석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지막에 떠나기 얼마 전 끝쪽에 두 명이 앉았던 것 외에는.
분위기
매장 사진을 보거나 리뷰를 보거나 하지 않고 찾아갔기에, 들어가자마자 조금 놀랐다.
높은 층고에 정면과 한쪽 측면이 통창이다.
테이블과 의자는 모두 통일된 모양이 아니다.
그런데 어수선하지 않고 오히려 감각적인 느낌이 든다.
사람이 많은 걸 아는데도 꽉꽉 들어찬 느낌이 들거나 시끄럽지 않았다.
그 이유는 테이블 간 간격이 넓고 높은 천장과 큰 창문으로 개방적인 공간감을 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회전율을 생각한다면 말도 안 되는 테이블 간격이다.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보다는 손님들이 느긋하고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힘쓴 디자인이다.
빈브라더스 커피하우스의 루프탑
올라가는 계단은 조금 무서웠다.
조심조심 올라가서 문을 열었다.
공간은 역시나 넓고 예뻤다.
속이 뻥 뚫리는 한강뷰에 건너편에는 여의도가 보인다.
아직 날씨가 추워서 루프탑에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다들 우리처럼 사진 찍으러 잠깐씩 다녀가는 것 같다.
사진 찍기 좋았지만 내가 딱 올라갔을 때는 해가 다 진 것도 아니고 밝은 것도 아니었다.
어둑어둑할 뿐..
해가 더 지면 야경이 멋질 것 같다.
여기에 찾아온 손님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러 온 것은 아니겠구나.
그렇다고 사람들이 이 공간이 주는 경험만 느끼러 왔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메뉴
커피와 차, 그리고 디저트도 있다.
에스프레소 타입은 아메리카노와 라떼가 가능하고, 필터타입은 라떼로 변경 불가하다는 것 같다.
커피는 블랙수트와 페루 카하마르카 디카페인을 주문했다.
그리고 디저트로는 멜로우 브라우니를 골랐다.
가격은 각 9,000원이다.
늦은 오후 시간이라 디카페인 라떼로 주문했다.
사진에는 향과 맛을 담을 수 없어서 아쉽다.
그리고 안 먹었으면 아쉬웠을 브라우니.
자르면 초콜릿과 무화과가 흘러나온다.
맛있어서 순식간에 쓱싹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꾹 참고 문명인답게 맛과 향을 음미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카페를 분명 좋아할 거다.
이곳 직원분들은 손님들과 소통도 잘하시고 친절하다.
뭘 주문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직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친절하게 소개도 해주시고 추천도 해주신다.
앉아있다 보니 감사하게도 서비스로 따뜻한 라떼를 한 잔씩 주셨는데 역시 맛있었다.
오늘 밤은 그냥 안잘게.
마무리
위치, 인테리어, 야경과 루프탑.
거기에 엄청 전문적이고 맛있는 커피.
특별한 카페가 맞다.
주말 오후 시간에 방문했어서 웨이팅이 이렇게 길었는지는 모르겠다.
웨이팅이 조금 있더라도 괜찮은 카페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시즈널 커피바에 예약하고 꼭 한 번 더 방문할 생각이다.
6층엔 더 특별한 뭔가가 있는 것 같다.
다음을 기약하며 끝.